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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머니의 손맛을 기억하며… 전통요리 따라하기
    요리 레시피 & 팁 2025. 5. 2. 20:18

    어릴 적, 명절이나 특별한 날이 되면 집 안 가득 퍼지던 고소하고 따뜻한 냄새가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부엌에서 분주히 움직이시던 할머니의 뒷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두 손으로 만지던 반죽, 정성껏 썰어 올리시던 채소, 손끝으로 간을 맞추시던 모습... 요즘처럼 레시피를 검색해서 따라 만드는 시대가 아니었지만, 할머니는 늘 정확한 맛을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손맛]이었고, 저는 그 손맛 속에 담긴 따뜻한 마음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다시 전통음식에 관심이 생기면서, 문득 그리운 할머니의 요리를 따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지 음식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 그 시절의 추억과 정서를 다시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전통요리 따라하기]가 제 작은 프로젝트처럼 시작되었습니다.

     


    1. 할머니의 김치전, 소박한 한 끼의 따뜻함

     

    가장 먼저 떠오른 요리는 김치전이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김치전을 부쳐 주시던 할머니. 아무런 특별한 재료 없이도 바삭하고 깊은 맛이 났던 김치전은, 마치 손끝에서 마법이라도 부린 듯했습니다.

     

    저는 냉장고에서 익은 김치를 꺼내 곱게 다지고, 밀가루와 물을 섞어 반죽을 만들었습니다. 바삭하게 부쳐내기 위해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를 들으며 할머니를 떠올렸습니다. 결과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그 냄새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2. 소고기뭇국, 깊은 정이 우러난 국물

     

    다음으로 도전한 요리는 소고기뭇국이었습니다. 할머니는 늘 무를 큼직하게 썰고, 소고기를 국간장에 조물조물 무쳐서 볶아낸 다음, 물을 붓고 오래도록 끓이셨지요. 국물은 맑으면서도 깊은 맛이 났고, 무는 속까지 간이 배어 부드러웠습니다.

     

    요즘처럼 조미료에 의존하지 않고도 어떻게 그리 깊은 맛을 낼 수 있었을까, 직접 따라 해 보며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건 재료도, 기술도 아닌 정성과 시간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3. 할머니표 주먹밥, 소풍날의 추억

     

    소풍 전날이면 밤늦게까지 주먹밥을 뭉치시던 할머니의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집 안에 퍼지고, 김으로 하나하나 감싸주신 그 주먹밥은 마치 할머니의 사랑을 뭉쳐놓은 것 같았습니다.

     

    저는 찬밥을 살짝 데워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하고, 볶은 김치를 넣어 주먹밥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익숙한 그 맛에 괜히 울컥했지요. 작은 한입에도 담긴 기억은 너무도 선명했습니다.

     

     

    4. 전통요리, 단순한 조리법 너머의 이야기

     

    할머니의 요리를 따라하면서 깨달은 것은, 전통요리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그 속에는 오랜 시간의 지혜와 삶의 방식, 그리고 사랑의 표현이 담겨 있습니다. 요즘처럼 바쁜 세상 속에서는 잊히기 쉬운 느림과 정성의 가치, 저는 그 느림 속에서 오히려 더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요리를 하며 자연스럽게 손을 더 쓰게 되고, 재료를 오래 들여다보게 됩니다. 무심코 넘겼던 작은 손짓 하나에도 의미가 담겨 있고, 그것이 바로 [손맛]이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기술보다 마음 그리고 시간보다 정성이 더 중요한 요리, 그것이 바로 할머니가 가르쳐주신 요리의 본질이었습니다.

     

     

    5. 전통음식, 다시 삶의 중심으로

     

    최근 들어 슬로우푸드, 로컬푸드, 건강식 등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전통요리도 자연스럽게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저도 그런 움직임 속에서 할머니의 손맛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께서 생전에 남겨주신 레시피나 말씀은 많지 않았지만, 그 기억 하나하나가 제겐 소중한 유산입니다. 요리를 따라하며 조금이나마 그 시절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6. 마무리하며...

     

    할머니의 손맛은 단지 맛있는 음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정성, 기다림, 사랑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잊고 지낸 감정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따뜻한 기억입니다.

     

    혹시 여러분들도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할머니의 요리]가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언젠가 그 요리를 직접 만들어보며, 잊고 있던 추억을 다시 꺼내보시는 건 어떨까요? 맛은 조금 다를 수 있어도, 그 마음만큼은 꼭 전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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